▣ 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회화(繪畵)

임당 백은배 필 하마선인도(淋塘白殷培筆蝦蟆仙人圖)

鄕香 2012. 1. 12. 20:15

 

백은배(白殷培. 1820-1895 이후)는 조선 말기를 대표하는 화가 중의 한 사람으로 자는 계성(季成), 호는 임당(琳塘)이라 하였으며,

화원(畵員)으로 지추(知樞)를 지냈는데, 5세에 그린 백접병(百摺屛)이 있어 당시까지의 생존 사실이 확인될 뿐입니다.

이 그림은 신선도의 일종으로 <하마선인>의 '하마(蝦蟆)'란 두꺼비의 한자어이며, '하마선인'은 두꺼비를 가진 신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그림은 중국의 ‘유해희섬(劉海戱蟾)’이라는 설화를 소재로 하였으며, 이는 도가(道家)의 주술에 능통했던 송나라의 대신 유해(劉海)가 두꺼비를 희롱한 이야기로, 유해(劉海)가 가고 싶어하는 곳에는 어디든지 태워다주는 두꺼비 박제(剝製)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 두꺼비는 그를 세상 어디든지 데려다 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두꺼비는 가끔 우물 속으로 도망치곤 해 두꺼비를 금전(金錢)이 달린 끈으로 끌어올리곤 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두꺼비는 재물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중국에서도 역대에 걸쳐 많이 그려졌다고 합니다.

백은배의 유작들은 주로 인물과 풍속을 다룬 것들이며, 신선을 소재로 한 그림들도 적지 않습니다.

험준한 절벽의 기괴한 암석의 老梅 등걸에 한 인물이 올라서서 오른 손과 오른 발은 등걸을 감아 안고 한 손에는 엽전을 달아 뀐 끈을 드리어 물 속에 두꺼비를 희롱하며 즐거운 듯 얼굴에 웃음을 함박처럼 담고 있습니다. 그 어느 것보다 설화의 내용을 충실하게 묘사한 작품으로 종축의 세장한 화면은 조선 말기에 애용된 형식인데, 높게 솟은 절벽과 거기서 솟은 나무를 이용해서 무리 없는 구도를 이루고 있으며, 붉은 색과 푸른 색, 흐린 녹색과 갈색의 조화가 뛰어나서 화사한 느낌을 주며, 특히 점점이 박힌 푸른 태점(苔點) 효과가 눈에 띕니다. 과장된 절벽과 나무의 형태에서는 말기의 매너리즘적인 화풍이 엿보입니다.

우측 제시(題詩)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風姿瀟酒無心月 氣度融和有脚春 仿靑雀道人. /   풍자소주무심월 기도융화각춘 방청작도인> (맑고 깨끗한 모습은 무심한 달의 경지요 온화한 기상은 봄볕같다. 청작도인을 방에서 그리다.)

 

 

임당 백은배 필 하마선인도(淋塘白殷培筆蝦蟆仙人圖)

조선 말기 / <蝦蟆仙人圖> / (絹本彩色) 112.5×34cm / 국립중앙박물관 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