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사진

제천 금수산

鄕香 2009. 10. 12. 21:54

 

금수산은 일전(2009/6/24)에 날씨도 무덥고 해서 상천 들머리 보다 가깝고 시원한 얼음골 쪽으로 해서 오르려다 그만, 길을 잘못 들어서 정방사로 해서 미인봉과 신선봉까지 가며 더위와 식수 부족으로 탈진 직전까지 이르러 고생한 적이 있었는데, 금수산 정상을 오르지 못한 아쉬움에 3개월 만에 다시 정 코스인 이곳 상천 들머리로 들어섭니다. 금수산은 산세도 아름답지만, 푸른 물줄기의 청풍호를 안고 둘려진 산들의 봉우리가 장관을 이루어 내려다보는 이의 가슴마져 출렁이게 한답니다. 여러 코스마다 능선에는 암벽의 험한 능선도 많아 짜릿함도 느낄 수 있다기에.. 마음먹고 나섰습니다. 오늘은 금수산 정상과 망덕봉을 거쳐 용담폭포로 해서 원점 회귀할 예정입니다.  鄕

 

 

 

금수산(錦繡山)은 충청북도 단양군 적성면과 제천시에 걸쳐 있는 높이 1,016m의 산으로 백암산 (白岩山)이라고도 불렸는데, 퇴계 이황선생이 단양군수 재임시에 그 경치가 '비단에 수를 놓은 것 같다'하여 이후 금수산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상천주차장에서 좌측으로 다리를 건너 들어서니 파란하늘을 이고 병풍처럼 펼쳐진 아름다운 금수산을 보문정사라는 절의 山神閣이 마치 호위총사인양 나를 주시하는 듯 시선을 붙잡습니다. 파란하늘 하얀 구름 날아오를 듯 상쾌함에 마음조차 파랗게 물이 듭니다.

 

 

가운데 낮은 봉우리 하얀 암벽이 그 유명한 용담폭포임을, 금수산(1,016m)과 망덕봉(926m)을 휘돌아 내려온 후에 알았습니다. ㅎㅎ 

 

들머리로 가는 길가에 참으로 오랜만에 반가운 손님을 뵈었기에 기념을 남겼습니다. 그 분은 내 어려서 그리도 싫어했던 조 선생 좁쌀이었지요, ㅎㅎ 파란하늘 구름 한 점을 배경 삼으신 조 선생, 알찬 모습이 이리도 반갑고 친근할 수가 없습니다. ^^

 

 

 이제 보니 꼬아놓은 타래처럼 조의 구성미가 참 아름답습니다.

 

 아담하고 멋지게 지은 황톳집 마당 축대에 곱게 핀 너는 누구니?  긴 목에 우아한 그 얼굴이 참으로 곱구나 

 

용담폭포란 석비좌측 100m 안쪽에 있는 폭포를, 미처 보지 못하고 우측으로  지나쳐오르며 내내 궁금해 했던 어처구니없는 내 모습에 자조적 웃음을...  ㅎㅎ 

 

길은 오밀조밀하고 아직은 푸른 수림의 향내가 신선함을 주고 재미도 있습니다.

 

그래도 한참을 왔다싶은데, 정상은 2.3km 라고 이정표는 일러줍니다.  

 

인적 드문 평일에 사람을 보니 반갑습니다. 어느 방향에서 오시느냐 물으니 용담폭포로 올라 이리로 내려오신다니 아침 일찍 오르신 듯합니다 지금 12시니..  나는 언제나 정상에 닿을 고,

 

자갈밭도 이럴 수는 없을 거야...

 

가파르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300계단을 오르니 다리가 떨립니다.

 

난데없이 앞길을 막고 우뜩선 바위, 옆을 보니 우회로가 보입니다. 험하기는 한데, 예쁜 바위무늬의 끌려 그냥 타고 오르니 깎아지른 벼랑에 길은 보이지 않고 돌틈에서 자라난 소나무 한 그루만 보입니다. 길을 찾아 살펴보니 옆 바위 측면에 바위와 바위사이에 사람다닐만큼의 틈새가 보입니다.  

 

소나무를 타고 들어선 곳은 아늑한 子宮이었습니다. 이런 곳을 산우들은 해산굴이라고 한다지요.

열리기 전 해산굴.. 이런 맛과 즐거움에 우회를 못합니다. ㅎㅎ

 

활짝 열린 해산굴.. 제가 태어났지요. ㅎㅎㅎ

 

입구는 벼랑이라 손을 놓고는 설 수가 없어 出産 후 담았습니다. ^^

 

나무도 종기가 있나 봅니다. 부스럼처럼 불거져 나와 흉물스럽군요.

 

반가운 이정표 선생, 정상이 500M 남았다고 친절을 베풉니다.

 

정상은 늘 화려하지만, 오르는 길은 험난하지요. 정상은 늘 고독하고요. 그래도...  

 

정상은...  이런 아름다움이 있기에 모두를 거느릴 수 있음에 도전하고 도전을 받습니다.

(앞 능선 끝 봉이 망덕봉입니다. 그 봉우리에서 좌측 능선을 타고 내려가면 용담폭포와 원점인 상천주차장이랍니다.)

 

 

앞을 보아도 뒤를 봐도 파란 공간에 구름 몇 점 한가롭고 모든 산하는 부복하여 내 발 아래 있음에 정상은 또한 허허롭기도 합니다.

 

왜 우리는 푯말앞에 서기를 좋아할까.. 

 

멀리 제천시가 보이기에 한 것 줌을 당겨보니 선명치가 못합니다.  내 저곳을 떠나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이곳에 섰습니다. 왜~~?

 

정상은 곱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산, 점 점 점, 구름 점 점 점, 저녁 이내가 서립니다.

  

마침 영주에서 왔다는 젊은 한 분이 있어 품앗이로 한 장. 석양을 안고 단풍이 되고자... 

 

여기서 금줄을 넘어서 암벽을 올라야만 망덕봉을 거쳐 직진하여 독수리 바위쪽으로나, 우측으로 얼음골을 거쳐 상리주차장으로 가는 길이나, 좌측으로 내려가 용담폭포와 상천주차장으로 원점 회귀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던 길을 되돌아가야합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수없이 물어 알았습니다. ㅎㅎ

 

이 망덕봉을 보자고 숨이 턱에 찼는데, 사방은 수목에 가리고 맞는 것은 표석도 아닌 달랑 표지쪽 하나, 이럴 때가 참 실망입니다. ㅎㅎ 그러나 길을 찾는데는 중요한 기점인 것만은 인정하고 고마움을 가집니다. ^^ 

 

뒤돌아보니 나를 떠나보낸 아쉬움에서 인지 금수산정상이 조금은 발그레 상기되어 나를 마주봅니다.ㅎㅎㅎ   

 

용담으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고 그래도 재미있는 암능이었습니다.

 

암능이 모두 그렇듯이 멋진 소나무에 취하고 가파르고 험한 벼랑에 정신이 듭니다.  

 

이 지방의 젖줄인 청풍호, 생명에 풍요와  기쁨을 줍니다. 

 

우뚝 솟은 바위의 모습이 12支神像 중 子같기도 하고 巳같기도 합니다. 그렇지요~~ ? 

 

오늘의 들머리이자 날머리가 된 상천주차장이 보이네요. 전 처럼 헤매지 않고 제대로 온 것이 기쁘고 즐겁습니다. ^^

 

좀더 가까이서 보니 巳支像같습니다. 그 앞 바위에 소나무 참 건강하네요. 바위에 스민 물만 먹고 저리 살 수 있는 소나무의 신선함을 옛 선비들은 닮고자 했지요.  사람도 石水만 마시면 저리 건강할까요.

 

부둥켜안고 있는 부부 같기도 하고 연인사이 같기도 하죠. 뽀뽀로 삼매()에 퐁당 빠졌네~~~ ㅎㅎㅎ ^^

 

『소나무』, 소나무야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달 밝은 밤에도~~~ 눈 오는 밤에도~~ 소나무야소나무야 언제나 푸른 네 빛~~~`

 

하산 길은 이렇습니다. 혹시 가실 분에 도움이 되었음 하는 마음에 이렇게 기록성으로 올립니다.

 

 바위 하나를 이렇게도 담아보고 저렇게도 찍어보고.. ㅎㅎ

 

자애롭게 얼굴을 부벼대는 모습처럼 온화하고 부드럽게 따스함이 풍기는 노후의 다정한 모습처럼 참 보기에 좋죠?  또한 미국 초대대통령 조지 워싱턴(頭髮모양이 비슷해서,)과 우리의 석장승이 귀엣말로 회담을... ㅎㅎ 

 

석양빛은 옆 산등성이 나무 등걸에 걸렸고, 아래 호수에는  회색 하늘이 잠겼습니다. 하늘마저 담는 호수는 어머니의 마음 .

 

이 사진도 길의 한 면모입니다.

 

이 산에는 이렇게 두부를 자른 듯이 자로 잰듯이 일직선으로 정교하게 갈라진 바위가 유난히 많습니다. 자연의 신비로움에 경탄스럽습니다.

 

죽었어도 아름다운 소나무...  병충해로 죽은 것 같지는 않은데, 왜 죽었을까...  

 

 보라색 . 연녹색과 더불어 참 좋아하는 색깔이지요.

 

드디어 용담폭포 위 용담이 있는 곳에 닿았습니다.  이 용담 주변은 백운대처럼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져 위험해 접근을 금지했는데, 반대쪽으로 오다보니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기우제를 올리는 단에 비석을 세워 놓았습니다. 「금수산용담기우제단」

 

보이는 두 개의 소가  용담입니다. 그 아래 20m 정도의 절벽으로 물이 낙차하고 있습니다.

 

용담의 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입니다. 물의 양이 많으면 참 볼만 하겠어요.

 

앞의 용소인데, 그 맑은 물이 속이 보이지 않고 짙 푸릅니다. 서 있는 위치가 불안정하여 화상이 좋지 않습니다.

 

한참을 돌아서 폭포 밑에 내려 올 수있었습니다. 그런데, 카메라전지가 수명을 다해 깜박깜박 붉은 빛으로 경고합니다.

아쉽게도...

 

검버섯 이끼 낀 바위 면에 붉게 물든 담쟁이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곱습니다. 제구실을 다해 배낭에 넣어두었던 카메라를 다시 꺼내 행여나 하는 바램으로 작동해보니 기적처럼 이 한 장을 담아주는군요. 참, 기뻤습니다.  ~ .~

 

 

이 사진은 올라갈 때 찍은 것이지만, 들머리이자 날머리가 되었기에 마침 점으로 올립니다. ^^

 

 금수산을 가고자하시는 님께 도움 되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09/10/9  錦繡山에서, 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