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회화(繪畵)

겸재 정선 필 인왕제색도 (謙齋鄭敾筆仁旺霽色圖)

鄕香 2007. 11. 8. 10:59

 

근세조선시대의 화가 중 謙齋 鄭敾만큼 老大家的인 풍모를 갖춘 작가도 드뭅니다. 겸재는 凡俗한 화가들처럼 중국산수화풍을 모방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처해 있던 사회와 풍토를 깊이 호흡하면서 한국에 사는 즐거움을 그의 예술 속에 펼쳐왔습니다. 그러한 노력은 만년에 이르러 완숙해졌을 뿐 아니라 한국산수의 특징을 살린 眞景山水라는 그의 독창적인 준법(皴法)을 낳게 되었습니다. 겸재의 진경산수는 단순한 사경(寫景)이란 뜻이 아니라 사생(寫生)의 수준을 넘어서 繪畵의 독특한 畵法으로 발전한 미감(美感)창조(創造)인 것입니다.

정선의 나이 75세에 그린 그림으로 진경산수작품 가운데서도 같은 시기에 함께 국보로 지정된《금강전도()》와 함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비에 젖은 암벽의 중량감 넘치는 표현으로 화면을 압도하는 인왕산 바위의 대담한 배치와 산 아래 낮게 깔린 구름, 농묵()의 수목이 배치된 짜임새 있는 구도는 옆으로 긴 화면설정과 함께 현대적인 감각마져 풍깁니다.



특히 그림의 중앙을 압도하는 주봉을 잘라, 대담하게 적묵법()으로 괴량감()을 박진력 있게 재현한 솜씨는 동양회화권 내에서는 볼 수 없는 그림의 주제를 한국의 산수에서 잡았을 뿐만 아니라 그를 그리는 기법에 있어서도 그 자신의 고유한 한국적 화법을 개발한 독특한 작품으로, 한여름 소나기가 지나간 뒤 삼청동()·청운동(궁정동() 쪽에서 바라본, 비에 젖은 인왕산 바위의 인상을 그린 일기변화에 대한 감각표출과 실경의 인상적인 순간포착에 그의 천재성이 충분히 발휘된 그림입니다.

 
 
 

 

겸재 정선 필 인왕제색도 (謙齋鄭敾筆仁旺霽色圖) <國寶第216號 . 1984년 8월6일지정>

朝鮮時代 / 鄭敾(1676~1759) / 紙本淡彩 /縱 79.2cm × 橫 138.2cm /湖巖美術館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