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경전을 일일이 손으로 쓰는 것을 사경이라 한다. 사경은 많은 정성이 필요하였기 때문에 공덕(功德)을 쌓는 행위로 여겨졌다. 이 전시품은 흔히 화엄경으로 일컬어지는 대방광불화엄경을 사경한 것으로, 당(唐)나라의 승려 반야(般若)가 번역한 정원본(貞元本) 40권 중 권 제4에 해당한다. 표지에 금니로 정(貞)이라 쓴 것은 정원본임을 표시한 것이다. 경전의 본문은 은니(銀泥)로, 표지의 제목은 금니(金泥)로 썼고, 상수리 열매로 염색한 고급 종이를 사용하였으며, 병풍 모양으로 펼치게 되어 있다. 이처럼 화려한 사경은 불교를 높이 받들던 고려시대의 것들이 많이 전한다. 이 전시품은 14세기의 것으로 추정되지만 아쉽게도 사경의 경위를 기록한 사성기(寫成記)와 변상도가 전하지 않는다.
손으로 쓴 화엄경(橡紙銀泥大方廣佛華嚴經貞元本卷第四)
고려(14세기)/보물 1137호/ 31.0×12.3cm /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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