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문인 화가로 알려진 지우재(之又齋) 정수영(鄭遂榮, 1743-1831) 은 관직을 외면한 채 작품 활동에만 몰두하였으며,
특히 실경산수화를 즐겨 그렸고, 꽃·새·물고기도 자주 그렸다.
그의 나이 57세인 1799년에 제작한 《해산첩》은 내외금강(內外金剛), 해금강(海金剛)의 아름다운 경치를 담은 그림과 함께 여행의 일정과 풍경, 유래 등을 자세히 기술한 기행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친구인 헌적(軒適) 여춘영(呂春永, 1734-1812)과 1797년 가을 금강산을 유람하면서 그린 밑그림을 바탕으로 2년 후인 1799년 3월부터 6개월에 걸쳐 제작한 것이다. 이 화첩에는 정수영 특유의 분방한 필치와 대상의 간략한 묘사, 몽당붓의 사용, 색채의 선별적 사용, 윤곽이 선명한 각진 바위 등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이 화첩의 세 번째 면인 <금강전도>는 비가 개인 아침에 단풍이 곱게 물든 금강산을 단발령(斷髮嶺)에서 바라본 풍경을 그린 것이다. 단발령은 “이 곳에 오르는 사람마다 머리를 깎고 중이 되고자 했다”는 데서 붙여진 금강산의 명소이다. 예로부터 이곳의 고갯마루에서 바라보는 금강산의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하였으며 그림으로도 많이 그려졌다. 이 그림에서는 구도와 표현법이 흥미롭다. 금강산의 수많은 산봉우리들이 역삼각형의 구도를 이루고 있다. 화면을 산봉우리들로 가득 채우지 않고, 대신 화면의 위아래 부분을 구름과 안개로 처리하여 무겁고 답답한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윗부분을 구름의 가려진 모습으로 산봉우리를 과감하게 횡선으로 잘랐다. 이는 이 화첩에 함께 수록된 「동유기東遊記」의 “…재 위에 올라서 보니 일대에 구름이 끼여 가로 퍼져 하늘 끝까지 닿아 있다”라는 글귀에 알 수 있듯이 화가가 직접 본 구름이 껴 있는 금강산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려낸 것이다.
≪해산첩(海山帖)≫ 중 <금강전도(金剛全圖>)
조선 18세기/ 종이에 엷은 색/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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