禮蜂山에 오르다(추석 즈음에)
추석을 앞두고 일년이 넘도록 치유되지 않는 족저근막염, 치유에 왕모래 자극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맨발로 고도 678m 의 예봉산을 오르네. 세상사 온갖 잡념 땀방울로 맺히니 시원한 바람 솔솔 모두 담아가네.
중앙선 전철 팔당역에서부터 바라보이는 예봉산, 산자락을 향해 요염하게 비틀어진 길 위로 발을 옮긴다. 하산행 후 하산길에 저 산자락 마을에서 파, 부추, 미나리煎에 막걸리 한잔 어찌 그냥 지나치랴
마을 끝머리 예봉산 들머리, 등산로가 여럿이니 이곳이 날머리도 될 수 있겠다.
한발짝 들어서다 이정표를 바라보니 정상까지 2km 거리이다.
풋내 향기롭고 조금 거친 황톳길 산책하기 좋아라 -
등산길은 빗물에 파여 빗길이 되었네.
토실토실 여물은 도토리 보는 내가 흡족하다.
빗물에 쓸리고 패이고 돌멩이만 여기저기 어지럽지만, 산행하기에는 오히려 즐겁고 재밌다.
첫 계단은 187계단이다. 부라질을 하듯 이리저리 반복으로 휘어졌다.
어느새 절반을 지나왔다.
길은 이리저리 휘어져 그 곡선이 유연하고 아름답다.
美感은 느낄 수 없는 2번째 147계단이다. 제법 가파르지만 언덕보다 오르기는 수월하다.
능선의 널찍한 쉼터이다. 전망도 트여 시원한 바람이 땀을 씻어준다.
잠시 쉼터에 앉아 산 아래 풍경을 본다. 아리수와 팔당대교 그 너머 검단산 자락에 하남시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번다한 건축물 풍경보다 바람이 꾸며 놓은 구름의 형태에 마음이 홀린다.
나에게 여인이란 구름 같다 그 구름은 무엇인가 무한한 끌림이다.
3번째 110계단이 용틀임하며 기다리고 있다.
푯말을 보니 정상까지는 0.25km
4번째 72계단이다. 山勢가 가파르고 잡석이 많이 널려 있어 험난하다만, 설치된 계단이 있어 오르기는 수월하다.
제법 오솔길 같은 능선이다. 햇볕 머문 길이 도화지인가? 소나무도 참나무도 다투어 자화상을 그렸네 -
돌더미를 보노라니 마치 석기시대 찍개, 밀개, 주먹도끼 등을 쌓아 놓은 듯하다 그 뒤쪽에 가파른 능선이 나뭇가지 뒤에 숨어 있다.
석기시대 밀개나 찍개처럼 날카로운 잡석들이 방심을 노린다.
0.18km 푯말 뒤에 기다리고 있는 5번째 계단이 반갑다.
5번째 계단 끝머리에서 바라본 정경이다. 젊은이 한 사람 보이네
앞산 너머 호수 같은 아리수 보노라니 나도 모를 심금이 울린다.
예봉산 들머리 인근에 위치한 건물에서부터 예봉산강우레이더관측소로 이어진 모노레일 선로의 모습이다.
생활필수품이나 기재 따위를 운반하기 위한 것이겠다.
예봉산 강우레이더관측소 건물 안으로 이어진 모노레일
어느덧 정상 주변이다.
정상으로 올라서기 전의 情景
1988년에 재설한 측량점과 예봉산 정상 표지석을 함께 담았다. 예봉산 표지석에는해발 683m가 刻字되어 있다.
정상에서 바라본 북동쪽 방향 정경.
동쪽 방향,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되는 지점으로 일명 두물머리(兩水里)라는 지명으로 불린다.
서쪽 방향이다.
좌측 강동구 미사리, 우측 남양주시와 구리시 그 뒤로 아차산, 그 너머 한양과 북한산이 병풍처럼 펼쳐 있다.
호수처럼 잔잔한 아리수를 보노라니 갑자기 나도 모르게 웅얼거려지는 노래 하나 - "친구의 이별"
"서편에 달이 호숫가에 질 때면
저 건너 산에 동이 트누나
사랑 빛에 잠드는 빛난 눈동자에는
근심 띄운 빛으로 편히 가시오
친구 내 친구 어이 이별할까나
친구 내 친구 잊지 마시오.
그대의 꿈에 비치이던 그 달은
아침 비칠 때 어디로 가나
검은 구름 위로 이리저리 퍼질까
장미동산 안에서 숨어 있을까
친구 내 친구 어이 이별할까나
친구 내 친구 잊지 마시오.
이별의 밤이 달빛아래 지새고
새벽하늘에 사랑이 지네
우리사랑 위하여 다정한 눈빛으로
웃음 띄운 빛으로 편히 가시오
친구 내 친구 어이 이별할까나
친구 내 친구 잊지 마시오.
예봉산 정상의 情景
두 물이 합쳐 아리수를 이루고 구비구비 어디로 가는고 -
정상으로 오르던 능선을 외면하고 동쪽 휘돌아가는 계곡을 따라 하산한다.
벚나무 쉼터, 여기서 우측으로 계곡을 따라가면 오늘의 들머리에 도착한다.
비탈길이지만, 낙엽과 흙이 섞인 腐植土여서 부드러운 촉감과 향기가 심폐를 즐겁게 한다.
이정표를 보니 팔당역까지 2km,
능선으로 오른 길 되집기 싫어 들어선 하산 길 계곡에 수량은 적어도 유리처럼 맑은 물이 흐른다.
바윗돌 사이사이 흐르는 맑은 물, 네가 보고 싶어 계곡으로 내려 왔다. 맑은 너에게 세속에서 받은 마음의 상처 말끔이 씻고자 · · ·
오솔길이 넓어지니 이제 산행도 끝이겠다.
보라빛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 · ·
아까는 들머리 지금은 날머리라네. 이제 煎과 한잔 酒이 익어가는 마을로 가자!
2024년 9월15일 예봉산에서 ···, - 鄕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