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둥이
1945년 세대를 우리는 해방둥이라 부른다. 일제의 강압으로 나라 잃은 설음에서 벗어나 1945년 광명을 타고 태어난 그 세대는 밝은 빛을 타고 태어난 것처럼 그리 밝은 세상은 아니었다.
기다리고 있는 것은 때깔 좋고 맛은 없는 개살구처럼 공평하게 모두 잘 살 수 있다는 허울 좋은 기치아래 이 땅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말살시키고자 野獸 같은 공산주의자들이 침략하여 총탄이 빗발치듯 쏟아지고 사상범이란 죄명으로 무수한 민간인을 처참하게 살육하는 전쟁과 폭탄불꽃 속에 파괴되고 무너져 내리는 희망과 서럽고 힘든 굶주림과 슬픔을 겪고 가슴에 담아야 했다.
젊은 피 끓는 청년시절은, 만리타국 월남에서 국익을 위해 또 한 번의 불꽃 속에 청춘을 불사르고, 지구촌에서 가장 가난한 이 나라 궁핍을 짊어지고 태양이 이글거리는 熱砂의 사막에서 비지땀 소금기가 뜨거운 열기에 흰 소금이 되어 온몸을 감싸는 간투라를 대신하며 오늘의 번영을 일구어 냈다.
아, 그러나 세월은 무심 하구나 강철 같던 역군 해방둥이 세대들을 자식 같은 세대들이 이제 쓸모없는 늙은이로 치부하여 버젓이 눈총을 준다.
아, 너희들은 어디서 태어났고 키워졌고 무엇을 이뤘기에 그리 떳떳하게 위세 등등 기고만장하는가?
독립을 위해 한 목숨 초개처럼 바친 우리의 선배가 그러했듯이 어둠을 타고나 번영을 일군 해방둥이는
너희의 잘나지도 못한 기세에 밀림이 아닌 다만 세월에 하나 둘 소리 없이 뒤안길로 들어설 뿐이다.
우리 어린 시절 소녀들의 몸짓과 입을 빌려 고무줄놀이를 통해 참전을 권장하는 노래(1절)가 유행하기도 했는데 2절에서는 평화를 갈망하는 노래가 따른다. 이 모두 이데올로기로 인한 동족간의 전쟁의 산물이겠다.
"사랑하는 오빠야 일선에 가서 싸워라 붉은 피를 흘리며 용감하게 싸워라
사랑하는 제비야 봄바람아 불어라 바다 천리 수 천리 봄은 돌아왔네 "
또한 우리 어려서 목청껏 부르던 노래가 생각이 난다.
《통일 행진곡》
"압박과 설움에서 해방된 민족, 싸우고 싸워서 세운 이 나라
공산 오랑캐의 침략을 받아 공산 오랑캐의 침략을 받아
자유의 인민들 피를 흘린다
동포야 일어나자 나라를 위해 손잡고 백두산에 태극기 날리자.
죽거나 살거나 이 땅 이 겨례 무찌르고 넘어진 용사와 함께
이북은 부른다 눈물의 강토 이북은 부른다 눈물의 강토
민주통일 독립을 싸워서 찾자
동포야 일어나자 나라를 위해 손잡고 백두산에 태극기 날리자." (김광섭 작사, 나운영 작곡)
6.25전쟁 때부터 1960년 초중반까지 불려 졌으며 국민학교(초등학교) 때
여자 아이들이 고무줄놀이를 하며 많이 불렀다.
또한 고무줄놀이를 할 때 이 곡에 맞춰 개사해서 부르기도 했다.
"앞바퀴 뒷바퀴 자동차 바퀴 앞에는 운전수 뒤에는 손님
달려라 달려라 서울역까지 달려라 달려라 우리 집까지
택시 값이 얼마냐 오백 환이다
비싸다 싸게 해라 삼백 환해라 안 된다 안 비싸다 오백 환내라. "
2023년 1월20일 -鄕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