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역-부용산-청계산-아신봉-아신역(워킹산행)
4월은 유난히 너무도 아름다운 연초록이 심쿵하여 가봐야할 산이 있어요. 그러나 아무리 심장이 고동쳐도 가까이 할 수 없는 아름다움은 그림일 수밖네 없지요. 우리 세대에 절대적으로 필 수 요건이 된 접근하기 좋고 아름다운 풍광에 적정한 산행을 펼쳐주는 양평의 부용산과 아신봉을 연계하는 산행으로 전철을 이용하여 아주 편하게 갈 수 있습니다. 아신봉은 산행 내내 평탄한 능선으로 능선에 서면 북한강이 보이고 도시 근교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계단이나 인공구조물이 전혀 없어 육산 본래의 기분 좋은 감촉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용산은 초록의 물결이고 특히 양평 청계산에서 아신봉 능선은 진달래 군락지로 분홍빛 꽃대궐 산길이며 부용산과 청계산은 가끔 산행할 수 있겠지만 청계산에서 아신봉은 색다른 산행으로 주말에도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산행거리가 적당하고 좋은 곳입니다.
산행코스 : 양평역-부용산-청계산-아신봉-아신역. 약 17km 6시간.
부용산에서 청계산으로 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는 이정표 님, 거리좀 가르쳐 줘요.
둔덕같은 봉우리에 오솔길가에 나무들이 트위스트를 추고 있다. 나는 림보를 추며 간다.
벚꽃은 아닌 것 같고 너는 뭐니?
쇄기집이 부러진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이제 고치를 찢고 나올 때도 되었는데..
고사목 앞에 이정표도 세월의 무게에 옷(칠)은 닳아 삭아 벗겨지고 살집이 검게 썩어들어 고사목을 닮아가고 있다. 세월의 무게를 겯뎌낼 수 있는 것이 무엇 있을까!
길가 진달래가 어릴 적 옆집 숙희의 분홍치마처럼 곱다.
연초록 잎들 곱고 아스라한 산 구비에 봄기운이 완연한데 미세먼지 극성에 봄 아지랑이 오고간데 없구나!
꽃은 제비꽃 모양을 하였는데 잎은 쑥 이파리를 닮았다. 이름은 남산제비꽃 꽃이 청결하리 만큼 희고 곱다.
이 제비꽃은 꽃은 흔히 보는 제비꽃을 닮았지만 잎이 넓고 잎 언저리가 톱니 모양을 하고 있다.
완만한 구릉같은 지형에 키가 큰 소나무와 참나무가 상존하며 숲을 이루고 있지만 키가 크다보니 아래는 숲다운 맛이 없다.
무덤인가 봉우리인가 아담하고 정겨웁다.
저만치 앞서 가는 임 있네. 나처럼 혼자 가고 있네. 무슨 사연 있을까, 걸음걸음 사뿐히 그 사연 내려놓고 가네. 나도 저린 내 사연 저 임처럼 가볍게 내려놓을 수 없을까, 없을까, 없을까...
청계산 정상 바로 밑에 음료와 삶은 계란 컵라면을 팔고 있네요.
청계산, 이름도 많지, 과천에도 청계산, 상주에도 청계산, 여기도 청계산! 청계산은 모두 키가 고만고만 하네요.
지난 해 가을 떨어진 낙엽이 등산로에 소복하게 쌓여 폭신한 카펫을 밟고 가는 좋은 기분입니다.
마을 뒷산 오솔길처럼 정감어린 산행 길은 마치 뱀처럼 굽이지며 내 발길을 이끕니다.
갈색 낙엽의 포근함과 앙상한 나뭇가지에 돋아나는 연록 빛 잎새, 화사한 진달래꽃이 아우러저 앙상불을 이루고 있습니다.
낙엽 깔린 진달래 꽃길과 상반되게 푸른 소나무와 키를 재는 싸릿대가 엉켜 하모니를 이루고 있어요.
지난 가을에 떨어진 낙엽 뒹구르는 산길에 부러진 나무가 길을 막고 외치고 있다. 허리가 아파요! 날 좀 세워줘요,
산행길가에 활짝 핀 진달래 분홍꽃이 지쳐가는 발길에 함박 웃음으로 갈채를 보내준다.
진달래 활짝 핀 봄이건만 시몬도 구르몽도 없는 지난해 떨어져 뒹구르는 낙엽만 왠지 쓸쓸하고 서글프다. 그래도 한가닥 기쁨을 안겨 준 것은 일찍 핀 철쭉꽃 한송이, 그 청순함을 눈에 담은 일이라 하겠다.
< 충익공 심충겸의 묘 〉
조선조, 인조-명종-선조 때 사람으로 본관은 청송(靑松). 자는 공직(公直), 호는 사양당(四養堂). 사인(舍人) 심순문(沈順門)의 증손으로, 할아버지는 영의정 심연원(沈連源)이고, 아버지는 청릉부원군(靑陵府院君) 심강(沈鋼)이다. 어머니는 효령대군(孝寧大君)의 후손인 이대(李薱)의 딸 완산부부인(完山府夫人)이다. 서인의 영수인 심의겸(沈義謙)의 아우이며 인순왕후(仁順王后: 明宗妃)의 동생이다. 벼슬은 병조판서에 이르렀다.
이 묘에서 아신역까지는 정확히 12분 거리입니다. 2017년4월9일. <鄕香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