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에 그냥

가은산/加隱山 (堤川)

鄕香 2016. 6. 5. 19:47

2016년6월5일. 오전10시 옥순대교 주차장 도착 10시15분 가은산 산행시작, 가은산 정상 12시45분, 옥순대교, 상천 갈림길 2시57분,  오후 3시59분 옥순대교주차장 도착. 총7km. 5시간46분 소요. 산행은 둥지봉 새바위를 보려고 했으나 예기치 않은 입산금지구역으로 통제되어 인접해 있는 가은산 산행으로 선회산행을 하였다. 기대와 달리 청풍호를 내려다보며 건너 옥순봉과 구담봉, 금수산의 원경을 보는 즐거움도 적지 않고 산행구간 내 기암절벽의 묘미와 주변경관의 아름다움으로 어느 명산 못지않게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청풍호를 사이에 두고 옥순봉을 마주하고 있는 가은산으로 오늘 내가 오르는 들머리는 옥순대교 앞 나무계단을 오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가은산加隱山은 '겨우 몸만 피난한다.'는 뜻을 가지며 평범한 봉우리에 지나지 않지만 가은산으로 오르는 과정에 만나는 봉우리나 능선에 펼쳐진 기암과 펼쳐진 전망은 충북의 명산들에 뒤지지 않는 절경을 이루고 있습니다.

 

 

 

옥순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옥순대교의 모습입니다. 온 주변이 쪽빛옥빛 일색인데 홍일점으로 찍은 옥순대교의 상징 구담봉과 옥순봉을 형상한 듯이 쌍을 이룬 붉은 구조물이 주변을 밝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잎은 여지없이 진달래, 그러나 꽃은 전혀다른 모습, 그런데 이름이 재밌다. "하루살이진달래" 이름이 또 있다. "꼬리진달래".

 

 

하늘 가린 산속 녹색 길은 마음도 몸도 상큼하게 한다.

 

 

옥순대교에서 걸어온 거리 어느덧 600m.

 

마을 뒷산 호젓한 산책로처럼 낯설지 않은 포근한 길이 이어지고 있다.

 

 

옥순대교에서 900m 지점이다. 오를 때는 몰랐는데, 상천 갈림길에서 하산길을 따라 내려 왔는데 저 줄로 막아놓은 길로 나오게 되었다.

 

굴참나무의 樹皮의 무늬

 

 

가은산으로 가는 숲길에는 이처럼 건강하고 무늬도 아름답고 역동적인 포피를 자랑하는 나무들 뿐이다.

 

 

참나무 樹皮

 

옥순대교로부터 2.5km 떨어진 곳, 시각은 11시43분, 여기까지 1시간 25분이 소요되었다.

 

 

빽빽하게 군락을 이룬 참나무 숲에 어린 나무 한그루 마냥 귀여워 눈길이 머문다.

 

참나무 무성한 숲을 지나고 보니 암벽이 앞길을 가로막고 선다. 이제 본격적인 바위오름길인가 보다.

 

 

큰 바위위에 제멋대로 생긴 바위가 올라앉아 내 시선을 끌고 싶은가 보다. 

 

 

무질서한 바위 사이 가파른 길에 저절로 등짐 진 방물장수처럼 등 굽어지고 이마에 줄줄이 흐르는 땀은 웅덩이 같은 오목눈에 흘러들어 쓰린 눈을 연실 손등으로 훔쳐가며 오로지 땅만 보는 無我之境입니다. 군대에서 그렇게 하기 싫었던 軍裝行軍, 돈을 준다고 이리 할까 싶은 것을 지금 무슨 抑何心情으로 기꺼운 마음으로 즐기며 하는지.. 

 

 

잠시 가던 길 멈춰 옆을 보니 그럴듯 하게 나무로 위장한 바위산이 순둥이처럼 해벌쭉이고 있네요. 그런다고 내가 속을 줄 알고!

 

 

바위 등 가운데 어렵게 뿌리 내렸건만 어느새 상처 입어 한 가지를 잘렸구나! 오가는 사람틈에 네가 어찌 살지..

 

 

옥순대교로부터 걸어온 길이 어느새 2.9km다. 얼마나 걸렸을까? 시각이 말한다. 12시05분이예요. 그럼 1시간48분 걸렸구나!

 

 

내 가는 길에 그늘을 만들어 주던 그 많은 참나무 대신 소나무들이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쌓인 낙엽을 밟는 순간 구천으로 가는 문입니다.

 

 

제비봉아래 장회나루와 청풍호 그 옆에 아름다운 봉우리 구담봉이 보입니다.  

 

 

앞 봉우리 뒤 양 가에 구담봉이 보이고 옥순봉이 있습니다.

 

 

높고 높은 봉우리는 월악산입니다.

 

 

멀리 소백산입니다. 천문대가 정상에 솟아 보입니다.  

 

저 능산을 타고 하산하였으니 가은산 정상 이 후로 오르는 사진의 풍경은 저 봉우리들의 모습이겠지요.

 

장회나루와 구담봉

길은 바위 사이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비록 죽은 나무이지만 가지의 折枝가 기교스럽고 아름답습니다.

 

바위를 피해 이리저리 가노라면 피곤함도 힘들 줄 모르고 갑니다.

 

 

가은산 정상은 200m 앞에 있습니다. 정상을 보고 나는 다시 이곳으로 와서 상천주차장 방향으로 발길을 옮겨야 합니다. 

 

 

주변 암봉에 폭 싸인 채 숲을 이루고 있는 가은산정상입니다.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할 생각이었으나 바람이 통하지 않아 쉬파리와 산모기들이 너무 덤벼들어 오던 길로 되돌아섭니다.

 

 

옥순대교와 상천주차장으로 갈라지는 삼거리에 다시 돌아와서 식사를 마치고 들머리이자 날머리인 옥순대교를 외면하고 상천방향으로 갑니다.

  

 

건강한 소나무와 바위를 뒤에 감추고 있습니다. 그런다고 바위를 그냥 지나칠 내가 아닌데..

 

 

바위표면에 세월의 무늬가 고풍스런 느낌이 있습니다.

 

 

가은산에서 상천방향으로 700m지점입니다.

 

 

아래를 줌으로 당겨보니 유람선이 청풍호 수면에 물보라를 일으키고 청풍 랜드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왼쪽의 풍경입니다.

 

가운데 풍경입니다.

 

이곳 전망대에서는 서쪽 경치만 볼 수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금수산이 바로 인접하여 원경을 볼 수 없고 남쪽은 말목산이 가려 탁트인 원경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런 점이 가은산 코스의 단점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보이는 원경은 월악산입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경치입니다.

 

이름은 없기에 삿갓바위로 이름을 지웠습니다.

 

 

동쪽 금수산 줄기와 상천마을의 풍경입니다.

 

서쪽의 월악산 원경과 청풍호의 풍경입니다. 다시 유람선은 옥순대교와 옥순봉을 거쳐 구담봉이 있는 장회나루를 향해 줄지어 가고 있습니다.

 

 

주변 산세를 둘러보고 물러 선 그 자리를 돌아보니 또 다른 이 그 자리에 서 있는 모습이 바위와 나무와 파란하늘에 조각구름아래 수많은 봉우리와 한 폭의 그림이 됩니다. 봉우리만 있는 그림보다 한결 보기에 좋습니다.

 

 

얼마를 더 가야 상천과 옥순대교로 갈리는 삼거리가 나오는지 모르는 처음 와본 산행지에서 가다 멈춰 한결같은 한정판 그림책을 보고 또 봅니다.

 

 

금수산의 들머리가 있는 상천마을이 그윽하게 보입니다.  

 

<金繡山>

퇴계선생이 단양군수로 있을 때 금실로 수를 놓은 것 같이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 金繡山! 

 

 

또 다시본 옥순봉과 그 옆 옥순대교. 그 옥순대교 앞 주차장으로 가야 합니다. 저 바위 있는 능선너머로 길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옥순대교는 봉우리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내가 내려가야 할 방향입니다. 지금 서 있는 능선을 타고 더 가다가 앞 봉우리 오른쪽 또 다른 봉우리 능선을 타고 내려갑니다.

 

 

가은산정상으로부터 1.2km 지점으로 상천주차장까지는 2.0km입니다. 이곳은 암반으로 이루어진 봉우리로 큰 소나무만 듬성듬성 있어 바람도 시원하게 불어 쉬기 좋고 조망권도 좋아 12분간을 서성대면 시간을 보냈습니다.

 

 

바위산 벼랑과 큰 바위 사이에 장방형의 큰 돌이 걸쳐있어 석문이 되었습니다. 문은 안팎으로 잡목이 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사진에서는 식별이 어렵지만, 식별이 가능합니다.

 

 

 

퍼즐을 맞추듯 큰 돌로 빈틈없이 쌓아놓은 듯한 바위 봉우리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다시 상천가는 길을 따라갑니다.

 

청풍호를 끼고 옥순봉에서 구담봉까지 이어진 불쑥불쑥 솟은 능선, 그 앞에 흐르는 옥색물빛 뒤에 옥순봉의 첨탑처럼 솟아오른 검은 바위, 뒤로 켜켜이 들어선 능선들 그 뒤 멀리 월악산 수려한 능선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양쪽이 가파른 좁은 능선길은 좌우의 조망이 좋아 이리보고 저리보며 쉬엄쉬엄 간다.

 

 

<구담봉>

줌으로 당겨 본 구담봉, 옥순봉에서 이어져 온 능선의 끝머리 바위들이 모여 있다.

  

 

다시 큰 바위봉우리를 돌아가는 길이다. 바위의 氣도 받으며 나무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에 항균목욕도 하며 가는 길은 즐겁다.

 

 

드디어 갈림길이 나왔습니다. 가은산에서 능선을 타고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이제까지 온 길과 상관없이 또 다른 길이 가은산이라는 이름으로 가파르게 내리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천으로 내려가는 길은 험상궃은 바위가 버티고 있습니다.

 

급경사진 능선을 내려가다가 멈춰서 바위에 다리처럼 걸치고 있는 소나무의 기묘한 모습을 보며 숨을 고릅니다.

 

 

옆 능선도 가파르기는 매일반인데 바위들이 나무를 비집고 불쑥불쑥 솟아 群立하여 있습니다.

 

 

좀 멀리 말목산이 은은한 모습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가파른 만큼 정신없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오리? 처럼 생긴 바위가 금시라도 뛰어내릴 것처럼 벼랑위에서 계곡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빨리 내려 올 수도 없겠지만, 어쨌든 쉬엄쉬엄 내려오다 보니 산행시작 무렵 지나갔던 삼거리 푯말이 있는 곳입니다. 이제 보니 통행금지 시킨 곳으로 하산을 했습니다. 어쩐지 가파르고 토사가 심하고 위험한 길이 었습니다.

 

이제 널널한 길에 옥순대교까지 900m가 남았다고 푯말이 알려줍니다.

 

옥순봉 앞 청풍호를 유람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관광해설사가 옥순봉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겠지요. 이황선생이 단양군수 재임 때 옥순과 같다하여 옥순봉이 되었다고, '丹丘東門'이란 刻書를 하여 단양의 관문이 된 이야기 관기와의 사랑 등과 단원 김홍도가 정조임금의 명으로 병진년에 도담삼봉, 사인암, 옥순봉을 그린 이야기를 주절이 설명하지 않을까요, 

 

 

<옥순봉 전경>

조선 후기 김홍도가 연풍현감으로 있을 때 정조 임금으로부터 단양, 청풍, 영월, 제천의 사군산수(四郡山水)를 그려오라는 어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로인하여 그린 "옥순봉"에  "병진춘사 단원(丙辰春寫 檀園)."이라는 관서가 있어서, 1796년 봄에 그린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옥순봉전망대 바로 뒤 오솔길입니다. 동네 뒷산 오솔길 같은 포근함이 서린 길입니다.

 

바로 앞 옥순주차장에서 바라본 출발점이자 종착점 옥순봉전망대 오르는 길입니다. 오늘 하루도 고맙습니다.

 

 

산행 중 수없이 내려다본 말끔한 옥순대교.

 

2016년 6월5일. 《鄕香享》

 

《옥순봉(玉筍峯)》

옥순봉은 희고 푸른 바위들이 대나무순 모양으로 힘차게 우뚝 솟아 절개있는 선비의 모습을 연상케하는 형상을 하고 있답니다.

조선 명종조 단양군수로 재임한 퇴계 선생이 암벽에 "단구동문"(丹邱洞門)이라 각명하여 지금의 제천시와 경계가 되었다는 유서 깊은 곳으로 소금강이란 별칭이 있는 만큼 아름답습니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연산군때의 문신 김일손(金馹孫)선생이 절경의 협곡을 극찬하였습니다. 

 

 

<옥순봉과 '이황' 그리고 '두향'>

주변에는 강선대와 이조대가 마주보고 있으며 특히 강선대는 높이 15m의 층대가 있고 대위에는 100여명이 앉아 놀 수 있는데 '호서읍지'에 의하면 당시의 관기 두향이 풍기군수로 전임한 퇴계 이황을 그리면서 강선대 아래에 초막을 짓고 살다가 죽으면서 이곳에 묻어 달라 하여 장사하였는데, 그 후 기녀들이 이곳에 오르면 반드시 제주 한 잔을 그의 무덤에 올렸다 하며, 충주댐 수몰로 이장하여 강선대 위 양지바른 산에 이장하여 매년 관기 두향의 넋을 기리는 제를 올리고 있습니다.

 

《옥순봉》(근접 촬영)

 

김홍도 병진년화첩 옥순봉 <金弘道 丙辰年畵帖(1796年作) 玉筍峯>寶物782號  》

이 화첩은 전체 20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중(옥순봉)에 "병진춘사 단원(丙辰春寫 檀園)."이라는 관서가 있어서, 1796년 봄에 그린 작품임을 알 수 있습니다. 현표구는 원형이 아니며, 원래 화첩의 제첨 글씨는 따로 갈무리되어 있습니다. '檀園折世寶'라고 쓴 글씨는 단정하면서도 맵시있는 예서(隸書)로서 아래에 백문방인(白文方印) '綺'와 주문방인(朱文方印) '園'이 찍혀 있어, 기원 유한지(綺園 兪漢芝)가 쓴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병진년화첩( 丙辰年畵帖)》에는 각 폭마다 주문장방인(朱文長方印) '金容鎭家珍藏(김용진집에 보배롭게 소장함)'이라는 수장인(收藏印)이 찍혀 있어, 우리나라의 마지막 전통 문인화가로 일컬어지는 구룡산인 김용진(九龍山人)선생의 수장품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작품에 보이는 일부 단양 지역의 진경산수가 주목되는데, 전하는 말에 의하면 김홍도가 연풍현감 시절에 정조로부터 단양, 청풍, 영월, 제천의 사군산수(四郡山水)를 그려오라는 어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옥순봉(玉筍峯)》

관서 아래의 도서(圖署)는 주문방인 홍도(朱文方印 '弘道')와 백문방인 사능(白文方印 '士能')입니다. 나란히 선 옥순봉의 가장 높은 봉우리를 정중앙에 두고 점차 왼편으로 비슴듬히 내려오도록 배치하였는데, 특히 제일 높은 봉우리 정상을 짙은 선묘(線描)로 강조하여 주제를 선뜻 부각시켰습니다. 반면에 암봉 아래 흙언덕이라든가 그 좌우로 얼비치는 원경은 중담묵의 번지기를 사용하고 여백도 적극 살림으로써 주제를 부드럽게 감싸주는 동시에 공간감을 살려냈습니다. 특히 압도적인 수직 연봉 아래의 흙언덕을 지칫 연약해 보일 수도 있는 바림과 미점(米點), 그리고 여백까지 써서 묘사한 점에서 작가의 조형적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맨 아래 강가를 따라 활달한 선묘로 그려낸 각진 잡석더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른편 아래의 강가 윤곽선 역시 봉우리 윤곽선과 나란하게 그어 전체 화면에 조화를 줍니다. 먼 산꼭대기의 한 그루 소나무나, 잔잔한 물결 위에 떠 있는 차양없는 작은 배는 시정(詩情)을 자아내게 합니다.

 

「 '朱文方印'이란 글자를 돋아 새긴 양각 사각도장을 말하며, 인주를 찍었을 때 돋아진 글자에 인주가 묻어 붉은 글자를 나타냅니다. 」

『 "白文方印"은 반대로 글자를 음각으로 새긴 것으로 인주를 발라 찍었을 때 글자에는 인주가 묻어나지 않으므로 언저리만 붉고 글자는 종이색이므로 하얀글자가 됨을 말합니다. 』

 

 

김홍도 병진년화첩 옥순봉 <金弘道 丙辰年畵帖(1796年作) 玉筍峯>寶物782號

朝鮮時代 / 金弘道 (52歲그림) 紙本淡彩 26.7 × 31.6cm / 湖巖美術館所藏  

 

2016년 6월5일. 《鄕香享》

 

<옥순대교 주차장에 게시한 안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