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근대 회화(近代繪畵)
심산 노수현 필 춘록(心汕盧壽鉉筆春綠)
鄕香
2013. 4. 18. 00:41
잡초와 나무들은 초록의 봄빛이 한창 피어나고 있습니다. 풀들은 대개 끝이 뾰족한 점(尖頭點)으로 표현된 點描인데 점 끝부분이 오른쪽으로 굽은 필치들이 풀밭 가장자리에서 특히 많이 보입니다. 마치 작은 필 촉에 의한 풀밭의 결 같은 것이 미풍에 나부끼듯 보이고 있습니다. 나무의 초록 잎은 국화모양의 점들의 패턴으로, 가까운 나무는 짙게 그리고 멀어갈수록 희미하게그려져 있습니다. 春綠의 나무들 사이로 복숭아꽃이 활짝 피어 있고 그 뒤로 벌거벗은(裸山)산의 암봉(岩峯)들이 삐죽삐죽 중첩되며 폭넓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화면 중심에서 약간 왼편으로 치우쳐서 준수한 산세의 험준한 골짜기 사이로 곧은 폭포가 떨어지며 물안개를 피웁니다. 그 폭포는 물보라 속에서 한숨을 돌린 다음, 다시 확산되며 바다와 같은 넓은 수면으로 미끄러지듯 떨어집니다. 그리고 강남에서 갓 온 듯한 제비들이 물 위를 한가롭게 날고 있습니다. 1978년 초여름에 제작된 것으로서 心汕 최 말년을 장식하는 일련의 작품입니다.
<춘록/春綠>
韓國 近代 / 心汕 盧壽鉉(1899~1978)筆 / 紙本 淡彩 136×70cm / 個人 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