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회화(繪畵)

완당 김정희 필 불작란(阮堂金正喜筆不作蘭)

鄕香 2011. 3. 9. 19:15

 

阮堂 金正喜는 경학(經學), 금석학(金石學), 역사학(歷史學), 지리학(地理學) 등을 비롯하여 불교학에 까지 정심한 소양을 지닌 데다가 중국미술을 섭렵하고, 그 진수(眞髓)를 해득함으로써 당대 최고의 지성이자 미술이론가, 감식가(鑑識家)가 되어 소멸(小滅) . 고람(古藍) 등 많은 서화인(書畵人)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조선말기의 문인화(文人畵)를 절정에 이르게 하였습니다. 18세기의 사실주의적(寫實主義的) 경향이 19세기로 접어들면서 서화예술이 추상적(抽象的) 경향으로 대선회 하는 것은 서민주도 문화에서 귀족주의적 문화로 바꿔질 수 밖에 없었던 사회의 변화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완당의 생애가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寫蘭에 있어서 한 시대를 그었다고 할 수 있는 명수 또한 완당을 꼽습니다.

이 《不作蘭》은 완당이 추구하는 내면세계의 文氣를 가장 잘 나타낸 작품으로서 작가의 내면에 농축된 인생에 대한 깊은 이해가 강한 표현욕구로 造形化된 것입니다.  自題에서 다음과 같이 술회하고 있습니다.

 

『不作蘭花二十年 偶然寫出性中天 閉門覓覓尋尋處 此是維摩不二禪 불작란화이십년 우연사출성중천 폐문멱멱심심처 차시유마불이선』

「蘭花를 그리지 아니한지 하마 스므해, 우연히 그려진 건 천성일러라, 문닫고 깊이 깊이 찾아드니 예가 바로 維摩의 不二禪일세.」

 

《以草隷奇字之法 爲之 世人那得知 那得好之也》   <이초예기자지법 위지 세인나득지 나득호지야 >  

「草隸의 奇字쓰는 법으로 만들었다. 세상사람들이 어찌 알 것이며 어찌 좋아할 수 있겠는가.」

 

완당는 서화에 있어서 문인화인(文人畵人)들이 가장 중시하는 심의(心意) 즉 대상으로서의 자연을 완전히 사상(捨象)하고 추상미(抽象美)에 접근하기 때문에 자연히 생략과 상징을 통해서 높은정신적 차원으로 승화하고 있습니다.

 

완당 김정희 필 불작란(阮堂金正喜筆不作蘭)

朝鮮時代 / 金正喜(1786~1856) /紙本墨畵 55×30.5cm / 個人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