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호관 이인상 필 송하관폭도(凌壺觀李麟祥筆松下觀瀑圖)
이인상은 조선 후기의 문인화가로서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원령(元靈), 호는 능호관(凌壺觀) 또는 보산자(寶山子)라고 했습니다.
삼대에 걸쳐 대제학을 낳은 명문 출신으로 1735년(영조 11년)에 진사에 급제하였으나 증조부 민계(敏啓)가 서자였기 때문에 높은 관직에는 진출할 수 없었습니다. 병약한 체질과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강직한 성격으로 끝내는 관직을 버리고, 단양에 은거하며 벗들과 시, 글씨, 그림을 즐기며 일생을 보냈습니다. 서출이지만 시문과 학식이 뛰어나 당시 문사들의 존경을 받았고 후대의 문인과 서화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 그림은 쥘부채(摺扇)에 부착한 반원형의 종이에 그린 그림만으로 구성된 일련의 화집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선면화집(扇面畵集)」에 엮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인상으로 작품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松下觀瀑圖》는 능호관의 그림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화면이 꽉 짜여져 있습니다. 긴 소나무 한 그루를 화면 가운데에 앞당겨서 암반 위에 뿌리를 박고 폭포 아래를 향해서 숙여져 있게 한 것은 능호관이 즐겨 사용하는 山水布置法입니다. 또 그 소나무와 동떨어져서 암반 위에 홀로 앉자 있는 선비가 폭포 물소리에 취해 있는 유연한 모습 속에서 작가의 그림의 뜻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림의 題詩는 다음과 같습니다.
<'노폭홀성 공외향 부운욕경 일변음 추일상산, 호노 용강 사 병위선면.' / "怒瀑忽成 空外響 浮雲欲結 日邊陰 秋日上山, 葫蘆 甬岡 寫 病韋扇面."> <성난 폭포 갑자기 하늘 밖에서 소리를 이루고 뜬구름은 하늘가에서 그늘을 만들려 한다. 가을날 산에 오르니 호로(葫蘆:풀이름 초롱박을 만듬.)가 산등성이에 활짝 피었다. 병위(病韋:병든 위암 이최증을 말함.)의 부채위에 그리다.>.
소나무 아래에서 폭포를 바라보는 선비(松下觀瀑圖)
조선시대/18세기 / 이인상(李麟祥 1710-1760) /紙本淡彩 23.8 X 63.2cm / 國立中央博物館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