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옛 인물초상화

서직수 초상(徐直修肖像)

鄕香 2007. 5. 8. 18:52

 

조선 후기의 사대부 초상들은 대략 두 종류로 구분된다.

하나는 정복을 갖추어 입은 관리의 위엄 있는 상이며, 또 하나는 동파관(東坡冠)이나 정자관(程子冠)에 심의(深衣)나 학창의(鶴창衣)를 입은 평상복 차림으로서 유학자의 모습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이 <서직수상(徐直修像)>은 후자에 속하는 사대부상 중 대표적인 작품으로 우리나라 초상화에서는 드문 서 있는 모습 전체를 그린 전신입상(全身立像)이다.

화폭 오른쪽 위의 글귀를 통해, 당시 나라에서 고용한 관료 화가로서 이름을 떨쳤던 화산관(華山館) 이명기가 얼굴을 그리고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가 몸체를 그린 합작임을 알 수 있다. 동파관을 쓰고 두루마기[周衣]를 입고 가는 검은색 허리띠[細條帶]를 두르고 실내에 서 있는 이 초상화는 얼굴과 몸체 간의 비례가 균형 잡혀 있으며, 약간 고개를 숙이고 눈을 치켜 뜨고 있어 다부진 선비의 품격을 읽을 수 있다. 얼굴의 표현에서는 18세기 말엽의 필법을 살필 수 있는데, 수많은 붓질의 덧칠에 의해 얼굴의 도드라진 부분과 오목한 부분이 입체감 있게 어우러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옷주름 처리에 있어서도 주름으로 인해 굴곡진 부위에는 옷의 색깔보다 약간 짙게 번지듯 점진적인 변화를 주며 칠하는 후기의 선염법[渲染法]을 사용했다. 초상화의 묘수였던 이명기와 거의 모든 소재의 그림에 뛰어났던 조선 후기의 거장 김홍도의 기량이 빚어낸 수작이다.

 

 

 

서직수초상(徐直修肖像)

朝鮮時代 / 絹本彩色148.0× 73.0cm /國立中央博物館 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