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朝鮮時代)/조선 회화(繪畵)

단원 김홍도 필 병진년화첩 제6폭 섭우도<金弘道筆丙辰年畵帖涉牛圖>

鄕香 2011. 4. 3. 18:25

장마비로 갑자기 불어난 개울물을 소잔등 타고 건너는 어느 시골아이를 소재로 그린 그림입니다. 반 넘어 물에 잠긴 굵은 등걸이 제멋대로 이리저리 뻗은 버드나무 가지와 어울려 위태롭기는 커녕 오히려 태평스런 모습입니다. 소 건너편 등걸 앞쪽의 작은 공간에 움추린 두 마리의 물새들은 불어난 물로 생긴 나무 사이의 공간이 오히려 아늑한 보금자리인 양 여겨지는 모양입니다. 물을 건너는 황소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제갈길만 가고 있는데, 갑작스런 불청객의 등장에 놀란 물새 세 마리가 화면 우측 상면을 향해 다급하게 날고 그 바람에 아이의 시선도 그쪽을 향하고 있습니다. 

간출한 선묘(線描)로 그려진 아이의 한복이 정답습니다. 작가는 아랑곳하지 않고 앞만 보고 가는 황소와 뒤돌아보는 아이의 서로 등진 시선은 화면에 적당한 활력을 주며, 물새와 물새 사이를 보는 아이 사이를 가로막은 나뭇가지들로 산문적인 설명이 될 위험을 요령있게 피해가고 있습니다.

 

 

단원 김홍도 필 병진년화첩 제6폭 섭우도<金弘道筆丙辰年畵帖涉牛圖>

朝鮮時代 / 金弘道 (52歲그림) 紙本淡彩 26.7 × 31.6cm / 湖巖美術館所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