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희지(林熙之. 1765-?)는 중인 화가로 자는 경부(敬夫), 호는 수월헌(水月軒) 또는 수월당(水月堂)이라 하였습니다.
한역관(漢譯官)으로 벼슬은 봉사를 지냈으며, 묵란(墨蘭)과 묵죽(墨竹)으로 유명합니다.
조희룡(趙熙龍)의 《호산외사(壺山外史)》에 따르면 임희지의 묵죽화는 당대의 문인화가 강세황(姜世晃)과 비교될 만큼 명성이 높았고,
난초 그림은 오히려 나았다고 하며, 글씨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흘려 썼다고 합니다.
그의 난초 그림은《묵란도》처럼 흐늘어져 뻗은 아리따운 춘란(春蘭)을 즐겨 그린 것으로,
어떤 고격(古格)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마음과 개성을 유감없이 보여준 점에서 그 특징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스스로 제시(題詩)를 붙여
'깨끗한 이파리에 흥을 붙이노니 마음을 같이한다 이른들 어떠하리'라고 할 정도로 개성의 표출로써 난초를 그렸습니다.
흔히 난초는 군자(君子)에 비견되지만 때로는 가인향(佳人香), 미인향(美人香)에도 은유되는데,
임희지의 난초 그림은 여기에 그 본래의 뜻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는 희첩(姬妾)을 거느리면서 말하기를
'나에게는 꽃을 기를 동산이 없으니 이 사람을 좋은 꽃 한 송이로 본다'고 한 얘기에 걸맞는 풍모라고 하겠지요.
화면 하단에 유려한 초서체로 '수월'(水月)이라고 낙관(落款)하고 있습니다.
임희지필묵란도(林熙之筆墨蘭圖)
朝鮮 19世紀 後半 / 紙本水墨62.5×38.5cm / 국립중앙박물관 所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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